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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추억

뜬구름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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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년쯤 바다낚시교실이라는 책에서 감성돔이라는게 있는데 힘이 아주 좋고
바다낚시꾼들 사이에서 인기최고라는걸 알았습니다. 모습도 은빛 찬란한게 멋지게 생겼더군요.
바다고기라고는 원투로 노래미 한두번 잡아본 경험으로  
opaleye와 함께 겨울방학을 맞아 돔 잡으러 포항으로 갔습니다. 역시 무식이 용감입니다.[씨익]

낚시점에 들어가서 대뜸 "감성돔 잡으려고 하는데 미끼 주세요"
주인아줌마 아주 상냥합니다. 이유는 바로 알겠더군요.  
크릴4봉지, 파우다2봉지, 미끼새우, 밑밥주걱 등 지금 보다 가격도 높아서 우습게 몇 만원 훌러덩[헉]
그래도 돔 잡을려고 여기까지 왔는데 이게 있어야 잡을 수 있다고 하시고....

지금 생각하면 아주머니가 제대로 주신건 맞는데 다만 저희 장비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미끼였죠.
책에서 보니 민장대 채비로도 낚을 수 있다길래 붕어대 3칸 반에 고추찌 하나 달고 갔으니까요.

어디서 할까 찾다가 구룡포 해수욕장에 있는 작은 방파제가 보입니다.
거기서 찌를 던지고 비닐에 담긴 집어제를 뿌리기 시작했습니다.
그 추운 한겨울 해질무렵까지 했지만 허전~ ^ ^;;
그러고 있는데 아가씨 2명 다가와서 "안추워용?" 무뚝뚝하게 "괜찮습니다."
작업들어오는데 무시하고 낚시합니다. 아닌가? [씨익]
결과는 잡어 한마리 못잡고 철수했습니다. 돈은 돈대로 날리고 고기 한마리 못잡고 [울음]



미끼 산다고 돈은 거의 다 써서 저녁은 대충 해결하고 민박집에서 둘이 앉아 주머니 터니
고속도로 통행료 제외하고 천원정도가 전부이고 아침 때울 돈도 없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짐을 정리하는데 주인 할머니가 혼자 밥먹기 적적하니 같이 먹자고 하십니다.
얼마나 고마운지.... 지금도 잘 계신지 한번씩 생각납니다.





이 후 좀 더 알아보니 감성돔 낚시라는게 장비도 새로 다 사야하고 방법도 이것저것 복잡더군요...
그래서 그 이후에는 몇 달에 한번 정도 민장대에 곤쟁이밑밥(이건 싸더군요)을 들고 방파제를 찾아서
노래미 낚시를 즐겼고 가끔식 올라오는 40급 이상의 황어로 만족하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가을 한번씩 찾아가는 후포의 낚시점 주인아자씨가 "감시 한번 잡아 볼랑교?"하시더군요.
일년전 기억이 떠 오르며 한번 잡아보자 싶었습니다.
그래서 사장님을 따라 직산방파제라는 곳을 가서 기초 강의를 듣고 낚시를 했지만 결과는 꽝!
처음이니까 다음에는 되겠지 했지만 역시 꽝.
2달 가까이 거의 매주 출조를 했습니다만 얼굴을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약은 오를때로 오르고 동해안에서는 파도가 없으면 고기구경 하기 힘들다는 소리에
일기예보에 파도2~2.5미터 일때 무조건 출발했습니다.
사장님이 항상 전화해서 상황 물어보고 출발하라고 했지만 갈 수 있는 날은 정해져 있고
낚시는 하고 싶으니 일기예보 보고 그냥 갈때가 많았습니다.





현장에 가니 일기예보와는 다르게 파도가 세서 방파제 외항은 낚시 불가능한 상황이고 하는수 없이
사장님의 안내로 구산방파제 내항으로 갔습니다.
도착하니 파도도 없고 수심도 얕아 보여서 걱정부터 됩니다.

찌수심 2발반 맞추고 밑밥 뿌리고 찌를 던졌습니다. 근데 찌가 조금  흘러가다가 순식간에 사라집니다.
오늘 황어 입질이 시원하네 하면서 대를 세우는데
이제까지 느껴보던 것과는 다른 힘이 느껴지고 순간 감성돔 일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서히 발앞으로 끌고 왔을 때 녀석이 몸을 한번 뒤집는데 푸른 물속에서 은빛이 확 퍼지는 모습이 정말 멋집니다. [사랑해]

조심스럽게 뜰채로 건지니 30센티 넘는 감성돔. 그 순간 얼마나 감동스럽던지.... 속으로 울었습니다.
이후 몇시간 동안 그동안의 부진을 만회하고 저와 동생이 비슷한 크기로 한수씩 더하고
의기양양하게 집으로 귀환했습니다.
집에서도 귀한 돔을 잡아오니 눈이 휘둥그래지고 잡어조사의 위상이 올라감을 느낍니다.[흐뭇]

그로부터 몇 년간은 자주는 아니지만 평균 한달에 한번 정도 바다에 가서 낚시를 했습니다.
어떨땐 밤에 가서 새벽에 오기도 하고 한여름 땡볕이나 한겨울 밤에 낚시할때도 종종 있었는데
지금 떠올리면 참 열심히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때 두 형제의 낚시 팀웍이 키워진거 같습니다.  

물론 대물을 잡은적도 없고  돌아오는 길의 망태기는 자주 텅 비거나 아니면 노래미 등으로
채워진게 대부분이었지만
그래도 둘이서 바다를 다니던 기억은 지금까지 즐거운 추억입니다. [미소]





감성돔 41센티.





오팔아이의 40 감성돔





여름에 후포방파제에서 밤낚시로 잡은 농어.
제일 큰 놈이 5짜 농어인데 배스에 비하면 영 부실합니다.





후포 방파제에서 잡은  벵어돔(학명: opaleye)인데  25~27급이 주로 잡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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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
오랜만에 감성돔보니 오늘 한번 바다냄새 맞고 와야 되겠습니다.
동해는 감성돔 보기 힘들죠. 현지꾼들이 진을쳐서 외지인이 감성돔 잡기
정말 힘들고, 파도가 있어야 연안에 붙는데 발판이 높은곳을 찾을려면 하늘에
별따기 이더군요.,.. 그래서 전 왠만하면 남해쪽으로 갑니다. 배삯은 비록 들지만
칼싸움은 피할수있어 마음은 편하더군요..
05.01.07. 14:25
profile image
뜬구름님..
좋은 추억을 가지고 계시네요...[미소][굳]
풍경사진 마지막....해맞이 공원인가요..
바다낚시 간단하게라도 한 번 해 보고 싶네요..
05.01.07. 14:46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씨익]

감생이.. 지금은 미국 이민간 사촌형이 노래를 부르던 그 물고기군요.

어쩌다 한번 갔던 바다 낚시에 저 녀석을 낚고는

여름철 안동댐에서 살다시피하던 사람이 민물 낚시를 접고

바다로만 줄창 다니드라구요..

전 몇번 따라가긴 했지만 구경해 본적은 없네요..

형제끼리 같은 취미.. 보기 좋습니다.. [굳]
05.01.07. 14:49
전형사
저도 몇년전까지 채은아빠랑 동해,남해를 뒤지고다니던 생각납니다...
그땐 이틀밤을 꼬박세우며...갯바위를 지키며....대물을 노렸죠~ㅋ
물론 잡히는건 잡어가대다수지만....[씨익]
그래도 나름대로의 묘미가 있는게 바다낚시죠...
뜬구름형제분들 언제함가야죠....뜬구름브라더스vs채은아빠,전형사로
바다낚시천원빵도 한번하고(잡어로...)[사악]
근대 이번1월달은 왜이리 바뿐지...아~구
05.01.07. 15:16
캬~~
초가을에 후배녀석님과 남해 미조근처...물건([씨익])방파제에 밤낚시 가서
같이간 선배가 잡은 감생이....바리 회떠서 아이스박스에 있던 경주법주랑
라면도 같이 끓여서 먹은 기억이 새삼 납니다...

그때산 구멍찌랑 수중찌...지금쯤 곰팡이 다 폈을껄요...[씨익]

요즘은 그래도 꽝이지만 [배스]보는게 훨~ 재밌어요...
05.01.07. 15:27
저도 잘은 못해도 낚시는 이것저것 다 한답니다.
아직 플라이는 못해 봤지만..
작년에 여러번 출조끝에 감생이란 놈을 잡아봤는데
손 맛 좋지요~~
바다낚시도 나름대로 매력이 있지만 자금이 워낙 많이 들어서..
일부는 바다낚시 제대로 다니는거랑 골프 필드에 나가는거랑
비슷한 수준이라네요.
따땃해지면 저도 한달에 한번꼴 정도는 갑니다.
글을 읽고 나니 바닷내음이 그립네요...
05.01.07. 15:56
뜬구름
나도배서님 사진은 창포해맞이공원 무인등대 아래 갯바위 입니다.

동해안은 가기도 쉽고 비용도 남해보다는 저렴하지만
파도와 물색에 따라 그날의 포인트가 바뀌니 현지인이 아닌 이상
적절한 순간을 맞추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이제 사람도 너무 많이 늘었구요.......

그래서 배스낚시 다니고는 거의 안갔습니다. 제 찌도 곰팡이 폈을껍니다. [씨익]
05.01.07. 17:03
무월광
의외로 멀티플레이 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네요.
그동안 이곳에 바다 조황 올리면 돌 맞을줄 알고 몸 사렸는데요...[씨익]
저도 간간이 바다 소식 전하겠습니다...
05.01.07. 17:50
profile image
멀티플레이....간만에 듣는 듯 하네요..[씨익]
05.01.07. 17:58
profile image
이제는 바다가기도 힘들지요...
집사람 눈치가 보여서리...

애들없을때에는 5일간 휴가끊어서 제주도 대관탈 똥여에서
바다고기라고 생긴것들--복어,독가시치,노래미,학공치같은 잡어부터 시작하여
감성돔, 돌돔,참돔을 잡았던 기어억이 새록새록 납니다......

한 4년전인가 오년전 고군산군도의 명도에서 잡았던 감성동 4짜 4수가
제 마지막 바다 조행이었습니다.....

이번 겨울에는 조용히 가족들 모시고 학공치나 잡으러 한번
강구 근방으로 가봐야겠네요..
05.01.07. 18:21
잘읽었습니다. 바다 낚시 까지 하시는군요 감성돔 멋집니다. ^^ 벵에돔도...
05.01.07. 20:14
그러니까... 오펠아이님이 벵어돔이었네요?!@#[씨익]
저 작년에 바다를 한번도 못갔습니다.
뜬구름님 추억덕분에 바다 구경하네요~
05.01.07. 20:29
mk
안녕! 뜬구름님.
동해에서 감생이를 잡을려면 한 밤중에 낚시를 하는 것이 낫죠.

노물, 축산, 후포, 죽변, 임원까지 겁없이 다녔답니다.

특히 재미를 본 곳이,
죽변의 원자력발전소 개구녕으로 들어 가 '오징어 똥창'을 달아 던지면 직빵!
그땐(옛날 노통 선거하기 바로 전) 쥑여줬습니다.

통영의 욕지도, 광주여, 국섬, 간여.
거제도, 남해. 여수의 연도 등을 다녔지만,

겨울 감생이는 따뜻한 물이 나오는 원자력발전소 배수구가 제일입니다.
크릴도 곤쟁이도 필요없어요.

........................................갑자기 동해바다의 고래가 나를 부르네.
05.01.07. 22:01
뜬구름
전에 골드웜님이 생각보다 바다낚시하시는 분이 많다고 하시더니 역시 사실이군요!

운문님 똥여까지 가셨으면 이제 쉬셔도 될 것 같습니다.[씨익]

mk님! 원자력발전소를 아시는군요ㅋㅋ
하지만 좀 꺼림직해서 한번도 가보지는 않았습니다.[미소]
05.01.08. 00:31
바다낚시도 엄청 재밌다던데....
미친다고....ㅎㅎㅎㅎ
저도 배울려고 대하고 릴 셋트로 장만 했죠...ㅎㅎㅎ
05.01.08. 03:25
뜬구름님! 날한번 잡아봅시다.!! [씨익]
오랫만에 묵은장비에 소금칠 한번 하죠~
05.01.08. 09:26
2%
감생이도 바닷가 돌틈에 있는 작은 게를 다운샷으로 셋팅해서 노리면 잡을 수 있습니다.
루어대로 감생이 잡아 보셨쑤? ㅎㅎㅎ
05.01.08. 09:56
뜬구름
2%님은 바다낚시를 해도 루어대를 사용하시는군요[씨익]

전형사님과 채은아빠님이 시동을 거시는군요.
근데 장비가 작동이 될른지[글쎄]ㅎㅎ
05.01.08. 12:02
감생이 루어ㅎㅎ
이야기는 들어 봤는데... 한번 해봐야 겠습니다
오늘 포항은 가는데 낚시하로 갈수 있슬런지.... [생각중]
저녁에 출발하여 내일 와야하니... [외면] 바다 구경이라도 하면 다행인데...
메이비님 죄송합니다 [울음]
05.01.08.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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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뜬구름 조회 125305.01.07.14:10
    97년쯤 바다낚시교실이라는 책에서 감성돔이라는게 있는데 힘이 아주 좋고 바다낚시꾼들 사이에서 인기최고라는걸 알았습니다. 모습도 은빛 찬란한게 멋지게 생겼더군요. 바다고기라고는 원투로 노래미 한두번 잡아본 경험으로 opaleye와 함께 겨울방학을 맞아 돔 잡으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