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전통의 활쏘기 국궁 동호인들의 즐거운 커뮤니티입니다. 대한궁도협회에 인가된 소속정이 있는 분의 활동만 반깁니다.
  • 돌아가기
  • 아래로
  • 위로
  • 목록
  • 댓글

활쏘기가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것

goldworm 쥔장 goldworm 67

1

2

< 활쏘기가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것 >

- 대전 무덕정 게시판에서 퍼옴 -

활쏘기의 동작은 머릿속의 생각을 몸으로 구현하는 것이다.
그때는 사소한 몸짓 하나가 우리를 배반할 수 있으므로 모든 동작을 끊임없이 연마하고, 하나하나를 머릿속에 그리며, 기술을 객관적으로 구사할 수 있게 될때까지 갈고 닦아야 한다. 직관이라는 것은 타성과는 다른 것이다. 그것은 기술을 초월하는 마음의 상태다.

그리하여 일단 기술을 춘분히 연마하고 나면, 각각의 동작을 취할 때 일일이 그것을 의식하지 않게 된다. 모든 움직임이 우리의 자연스러운 일부가 되기 때문이다. 그 경지에 이르기 위해서는 연습과 반복이 필요하다.
그러고도 충분치 않으면, 또 다시 반복하고 연습해야 한다.

솜씨 좋은 대장장이를 보라. 모르는 이들의 눈에는 그가 매번 똑같은 동작으로 망치질 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활쏘기로 마음을 갈고 닦는 사람은 안다. 그의 망치질의 강도가 매 순간 다르다는 것을. 대장장이의 손은 같은 동작을 반복하지만, 그는 강하게 칠 때와 부드럽게 칠 때를 정확히 구분한다.
풍차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무심히 보아 넘기는 사람에게 풍차의 날개는 항상 같은 속도로 같은 동작만 되풀이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풍차의 원리를 이해하는 사람은 안다. 날개의 움직임은 바람의 세기와 방향에 달려있고, 그에 따라 방향을 바꾸기도 한다는 것을.
대장장이의 손은 수천번 같은 동작을 되풀이하며 단련된다. 바람이 강할수록 풍차 날개는 더욱 빨라지고, 이를 통해 톱니바퀴도 더욱 부드러워 진다.

궁수는 과녁을 수없이 빗맞혀도 조급해하지 않는다. 같은 동작을 수천 번 반복해야만 실수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지고 그럼으로써 비로소 활과 자세, 시위, 과녁의 맥락이 통째로 머릿속에 자리잡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고 나면 궁수가 자신의 동작을 의식할 필요가 없는 순간이 찾아온다. 그때부터 그는 스스로 활과 화살, 그리고 과녁이 된다.

화살은 공간을 뚫고 나아가려는 의지의 투영이다.
일단 활을 쏜 후에는 과녁을 향해 날아가는 화살을 눈으로 좇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활을 쏘는 순간까지의 팽팽했던 긴장은 그 순간부터 더 이상 필요치 않다. 그렇기 때문에 날아가는 화살을 좇으면서도 심장의 고동은 잦아들고 얼굴에는 고유한 미소가 퍼져 나간다.

활쏘는 이가 부단히 연습하고, 직관을 갈고닦고, 발사하는 과정 내내 품위와 집중력을 유지해왔다면, 그는 이 순간 우주가 현존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는 자신의 동작이 합당하며 보상받게 되리라는 것을 안다.
활시위를 당길 준비를 하고, 호홉을 고르고, 눈으로 과녁을 정확히 응시하는 것은 기술에 달렸다. 그리고 발사의 순간을 완성시키는 것은 직관이다.
양팔을 내린 채 눈으로 화살을 좇는 궁수를 우연히 지켜본 사람은 그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그의 동료들은 안다. 그 순간 그의 정신이 다른 차원에 가 있다는 것을. 바로 그순간, 그는 온 우주와 교감하고 있는 것이다. 그의 정신은 그 어느 때보다 활발히 움직인다. 그는 그 순간에 얻어지는 긍정적인 면들을 마음에 새기며, 저지르기 쉬운 실수를 바로잡고, 그 실수들 속에서도 좋은 측면을 포용하면서, 과녁이 화살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를 지켜보려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시위를 당기는 순간, 궁수는 활 속에서 온 세상을 본다. 그의 눈이 날아가는 화살을 뒤따를 때 세상은 그에게 가까워지고, 그를 보듬고, 책임을 완수했다는 충일감을 안겨준다.
책임을 완수하고 생각한 바를 행동으로 실천했을 때, 궁수는 어떤 두려움도 느끼지 않는다. 그는 해야 할 일을 했고, 두려움 앞에서 물러서지 않았다. 과녁을 빗맞혔더라도 그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올 것이다. 그는 비겁하지 않았으므로~!.

#대전무덕정 #활쏘기가우리에게가르쳐주는것

goldworm goldworm
11Lv. 11283P
다음 레벨까지 1677P

즐거운 낚시

즐거운 활쏘기

즐거움 검도

신고공유스크랩
2
1명이 추천
profile image
쥔장 goldworm 글쓴이
한원식(문천)
글이 이렇게 위안을 주는지 몰랐네요.

어제 대전무덕정에서 체육전문지도자 궁도부문 구술실기 낙방하고 왔는데...
이글이
위안이 됩니다.
23.07.07. 11:45

댓글 쓰기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취소 댓글 등록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삭제하시겠습니까?

목록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주간 조회 수 인기글

주간 추천 수 인기글

  • 대전 무덕정 승단 도전 후기
    국궁도 승단제도가 있습니다. 국궁을 무도라고 본다면 우리나라 무도중에서 가장 어려운 승단은 국궁과 검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 둘다 5단을 동시에 도전중인데 국궁은 이미 몇년째 낙방중입니다. 국궁은 한해 다섯번의 승단을 치루는데 전국을 순회합니다. 올해의 ...
  • 동네아이들과 함께하는 활쏘기체험
    매 주말마다 황터에서 이러면서 시간 보냅니다. https://www.youtube.com/shorts/MHOIKz4OvEM?feature=share
  • 과녁도색 그리고 각궁곤로DIY
    연중 두번정도는 과녁 도색을 해줍니다. 날 풀리면 해줘야지 해줘야지 생각만 하다가 잠시 짬을 내어봤네요. 일단 작업복으로 싹~ 갈아입는게 중요합니다. 페인트 묻으면 안되니까. 테이프로 마스킹 하고 흰색페인트부터 바릅니다. 흰색페인트는 외부용 수성 노루표 4리...
  • 각궁 뿔에 실금
    각궁을 겨우내내 별로 꺼내보지도 않다가 오랜만에 꺼내어 활을 올리면서보니 실금이 살짝 나있습니다. 손톱으로 긁어보니 뭔가 턱이진 느낌. 이런 느낌나면 물본드 투입... 이런저런 물본드들을 쓰지만 이 물본드가 제일 이라고 합니다. 품번. axia 334 물본드란 순간접...
  • 각궁용 곤로
    DIYgoldworm 쥔장 goldworm 조회 23424.02.23.19:07
    각궁은 물소뿔, 소힘줄, 민어부레풀 등의 복합재료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중에 접합제로 쓰이는 민어부레풀을 누글누글 하게 만들어주기위해 곤로가 필수적입니다. 그 옛날에는 화롯대를 사용했겠지만 지금은 전기곤로를 사용합니다. 사용한 전기곤로는 알리에서 직구한...
  • 가을하늘...석적활터
    똥바람이 먼지 다 몰아내고 가을하늘 맑고 푸르고 좋습니다.
  • 모니터지지대 호작질
    < 모니터 지지대 #호작질 > 각궁곤로는 불을 대어줄때 곤로아래가 텅 비면 현을 걸어준 상태에서도 뿔쪽에 불을 쬐기 좋습니다. 모니터 지지대 알미늄소재 버리기 아까워서 활터 뒤켠에 던져놨다가 갑자기 필(?) 와서 호작질... 대략 이런모양. 아래쪽에는 조광기와 누전...
  • 행복나눔궁도교실.  활 배웁니다
    힘들었던 올해 수업도 오늘이 마지막입니다. 내일 마무리 행사로 끝이 나겠네요. 매시간 첫 화살을 쏘기에 앞서서 활배웁니다. 라고 인사합니다.
  • 활당기기 연습용 호작질
    다이소에서 구입한 철봉도우미 고무줄 버리는 활. 손잡이부분 잘라만든
  • 230905 활터일상
    그냥goldworm 쥔장 goldworm 조회 8423.09.05.17:36
    날씨가 아직 덥지만 하늘은 높아지고 색이 푸르러 지는걸 보니 가을인가 봅니다. 요즘 즐겨 읽는책. 총균쇠 다 읽어갑니다.
  • 활쏘기체험교실
    제가 만들고 운영하는 석적활터에서 주말마다 동네아이들과 활쏘기체험교실을 하고 있습니다. 무료. 인기가 좋습니다.
  • < 활쏘기가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것 > - 대전 무덕정 게시판에서 퍼옴 - 활쏘기의 동작은 머릿속의 생각을 몸으로 구현하는 것이다. 그때는 사소한 몸짓 하나가 우리를 배반할 수 있으므로 모든 동작을 끊임없이 연마하고, 하나하나를 머릿속에 그리며, 기술을 객관적으...
  • 활쏘기 체험교실
    제가 요즘 공들이는 석적활터에서 무더위 주말에도 불구하고 활쏘기체험교실을 열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하니 에너지를 도로 받는거 같네요.
  • 점화장 관리
    DIYgoldworm 쥔장 goldworm 조회 33523.06.29.19:56 1
    < 점화장과 습도관리 > ※ 아래 내용은 아직도 배워갈길이 구만리 같은 각궁초보의 개인의견이니 참고만하시고 자세한 내용은 각정의 사범님들께 문의하시고 배워가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오늘은 오후내내 비가 주룩주룩 내립니다. 본격적인 장마철이 시작된것이죠. 타정을...
  • 남원관덕정 전국대회
    벌써 몇번째 참석인지 모르겠지만 남원관덕정 대회에 올해도 참석하고 왔습니다. 전날 9시도 안되서 잠자리에 들었는데 두시간 잠들고 잠이 깨버려서 그리고는 새벽 3시까지 잠을 거의 못잤네요. 그리고 새벽에 겨우 한시간쯤 잠이 다시 들어서 결과적으로는 밤새 잠을 ...
  • 각궁용 곤로 diy  마지막
    호국궁에 들러보니 쎈불을 좋아하시네요. 곤로가 열에 버텨내질 못합니다. 비는 실실 내리고 할일은 없고 찻잔 쟁반에 구멍 뚫고 돌멩이 세개로 간격을 띄워주고 불 잔뜩 올리고 한참 쳐다봐도 버텨냅니다.
  • 아이고 내활
    그냥goldworm 쥔장 goldworm 조회 12623.03.31.16:24
    양구활 지난해 받아온것이고 1년내내 해궁해서 올해 제대로 한역할을 해보나 했는데 사고가 터졌습니다. 고자부분 아카시나무가 저렇게 벌어지면서 현이 파고 들었네요. 뿌지직 소리 났을때 놓지 말고 살살 풀어볼것을... 위아래 둘다 이런일이 동시에 생기긴 쉽지 않다...
  • 각궁바이스 제작 두번째
    우레탄 시트가 도착해서 쇠톱으로 재단하여 접착제로 고정해봤습니다. 구입한 우레탄 시트는 이녀석입니다. https://smartstore.naver.com/rubberoring/products/4417716612 생각보다 우레탄 시트 절단이 어려웠습니다. 쇠톱으로 잘라도 삐뚤삐뚤 하고 요령이 좀 필요하...
  • 각궁바이스 제작
    <각궁용 바이스 제작> 아직 왕초보인 제가 바이스는 하나 만들어놔야 할거 같아서 여기저기 묻고 물어 하나 만들어 봤습니다. 바이스 뒷부분에 잘 보시면 드릴로 구멍을 뚫고 스텐핀을 박아서 베이스를 고정 하도록 해뒀습니다. 파란색 베이스는 선물받았습니다. 나무로 ...
  • 전기제품 자작할때 접지의 중요성, 각궁곤로 diy
    < 전기누전사고와 접지의 중요성 > 전기에 별 신경을 안쓰고 살아왔는데 요즘 안전관련 이슈가 워낙 중요하게 떠오르고 해서 관심을 가지고 보게 되는 내용입니다. (사실은 새벽에 잠이 깨서 유튜브 보다가... 저도 나이가 들었나 봅니다.) 위에 사진은 접지가 없는 콘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