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궁 5단 승단 합격 후기
< 5단 승단 합격 후기 >
대궁 수석부회장님처럼 나도 한 60번쯤 도전을 해야 성공하는건가? 생각했었는데
저에게도 이런날이 오네요.
어제 그토록 고대하던 5단에 합격을 하고 기분좋은 둘째날을 맞이 합니다.
이번승단신청 하던날에는
신청해야할 딱 그순간에 어디서 연락이 와서
잠시 딴데 신경을 쓰다가
최초 접수시간 1분을 놓쳐버렸습니다.
1분 후 부리나케 접속해보니
일요일은 이미 접수가 끝나버렸고
월요일이 제일 한가하길래 에라 모르겠다 일단 넣고보자 하며 넣었고.
7월1일 월요일에 일정들을 조절하여
승단대회에 집중할 수 있게 하루를 비웠습니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장마의 영향이 7월1일 월요일만 딱 피해가네요.
전화위복. 새옹지마.
전날 내린비때문에
활터에 쇠말뚝박기 햄머질을 몇차례 했고
그과정에 깍지끼는 엄지손가락끝에 까시래기가 하나 작게 박혔는데
승단날 앞두고 괜히 빼다가 덧날까 하여 그냥 출전.
화살 하나 빼어들때마다 그부분에 통증이 살짝씩 느껴졌으나 깍지 당기는데는 전혀 느낌이 없던것이 불행중 다행이었습니다.
이런거 저런거 다 따지다간 활쏘기 못한다 아이가!
전날 비와서 습사는 거의 못했고
전전날엔 새로온 광주시 고르기 하느라 세순의 화살들을 번갈아 내어보았습니다.
최근들어 활터풀베기, 논둑풀베기, 산소예비벌초 등등 풀과의 전쟁이 자주 있었기 때문에 어깨도 뻐근하여 습사를 많이 할 수도 없었지만
새화살에 대한 기대감과 그간 꾸준히 습사와 대회참여를 해온것을 믿고 그냥 나가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최근 대회시수는 평 3.5중 정도로 양호한 수준이었습니다.
전날 9시쯤 잠자리에 들어서 새벽 2시 좀 넘어 일어났고 주섬주섬 챙겨 영주충무정에 도착하니 새벽 4시가 좀 넘었네요.
접수줄에 화살통을 줄세우러 가보니
지난번 홍천때처럼 박광준접장님이 1번... 제가 2번.
새벽 5시30분이 되도록 줄이 크게 늘어나질 않았는데
역시 평일은 느긋한 모양입니다.
차에서 잠시 눈만 감고 있다가
해가 밝아지고 시끄런 소리에 여기저기 기웃기웃 하며
몸 컨디션을 끌어올려 두려고 애를 써봤습니다.
-- 초순 --
자리번호가 4번.
오랜만에 자리번호까지 좋은데 ?뭐가 되려나 생각도 듭니다.
초시는 가볍게 관중.
2시는 뒤(좌측)으로 쏠려 관중.
3,4시 뒤로 살짝 빠지고?
5시 꼭 맞추겠다 마음먹으며 힘을 내어서 관중하여 3중.
-- 2순 그리고 3순 --
바람이 전혀 없는데
쏘임이 잘못된건가?
또 고질적 문제점이던 화살이 문젠건가?
헷갈리기 시작합니다.
1시가 결국은 문제였던것을.
1시가 살짝 앞나고 나머진 무난히 관중
연속 4중.
-- 4순 --
고단자분들은 벌써 시수부족으로 이탈하기 시작하고
2시가 살짝 앞났지만
막시까지 쭉 잘 맞춰서 또 4중.
-- 5순 --
점심은 2층에 비빔밥으로 잘 먹어주고
23대까지 밖에 없어서 1대 순서가 빨리 돌아오데요.
네번째 화살이 ?빠지며 살짝 위기가 왔지만
막시는 꼭 맞추리라 다짐하며 힘을 내었고
몸에서는 열이 살짝씩 오르며 긴장이 되고
그 적정한 열나는 선을 지키면서 살짝 긴장하는 상태가 잘 유지되게 애를 쓰는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막시 관중하여 4중으로 마무리
-- 6순 --
여기가 좀 고비가 왔는데
밀어내기 작대로 진행되다보니
2관을 처음 서봅니다.
2관에 노란색 관표시 부분이 명확하게 보이질 않아서
표가 흔들렸고
잠시 주춤주춤.
2,4시 빠지고 막시만큼은 어떻게든 잡아내겠다 생각하며
힘을 내어 5시 관중하여
3중으로 선방.
-- 7순 --
이때부터는 대화를 좀 줄이고
자리에 앉아있기보다는 시원한데를 빙빙 돌아다니며
몸에 오르는 열과 긴장감의 적정선을 유지하기위해서 애를 썻습니다.
바람이 없는듯한데
초시가 또 앞으로 밀리는건지 잘못쏜건지.
살짝 빠지네요.
2,3,4는 무난히 관중하였으나
막시가 볼때기를 스치며 힘이 빠진듯한데
겨우 과녁 밑바닥과 흙을 때리며 관중.
행운의 5시. ?4중으로 선방.
-- 8순 --
이제 합격까지 남은 화살이 몇갠가 세어보니 다섯발이면 되네요.
2중 3중 정도야 가뿐하겠지 하면서
자신감이 있는가 하면
한편으로는 왠지모를 불안함도 함께합니다.
내 왼쪽과 오른쪽에 서신 접장님들은 살거리가 짧거나 넘어서 애를 먹었는데
나는 그래도 살거리가 일정하여 짧거나 넘는 살이 없었다는점이 좋았고
초시는 또 앞으로 살짝 빠지는데... ?이노무 1번화살... ??ㅜㅜ
막시까지 힘을 내어
살짝 오르는 몸에 열감과 긴장감을 잘 조절하면서 4중.
-- 9순 --
가만히 앉아 시수표를 들여다보니
초시가 문제가 많았다는게 너무 많이 보입니다.
초순에 초시때문에 표가 헷갈려서 뒤로 걸리거나 뒤로 빠졌고
2,3순 ?7,8순에 초시가 모두 앞(우측)으로 빠졌고.
초시만 한띠(과녁눈섭굵기 30센티)정도 뒤로(좌측) 표를 옮기면 맞겠다 싶었습니다.
9순에는 1대 분들이 다 불합격이 되시고 2,3,4대분들까지 합쳐서 재작대가 되었고
저의 자리번호는 1번.
마지막 화살이라 많이 긴장이 되었지만
전혀 안그런듯이 평소 루틴보다 느긋하게 화살끼우고
거궁하고
천천히 당겨 표를 한띠정도 뒤로 옮겨 놓았더니
깔끔하게 날아갑니다.
그 화살 날아가는 그 잠깐동안 지난 5년간의 열네번의 승단도전의 순간들이 떠오르고
심장도 쿵쾅대고 별별 생각 다 스쳐지나갑니다.
마지막으로 날아가던 그화살 살고도 적당히 높았고
화살엔 흔들림도 없었고
과녁의 홍심 윗부분 정 중앙에 딱~! 소리도 우렁차게 들려옵니다.
관중하던 그순간엔 5단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3단에서 멈춰버린 아버지 생각도 났습니다.
유튜브 15시15중에서 중계된 화면을 (위에영상) 캡춰해봤습니다.
저의 마지막 합격화살이 날아가던 순간.
개인적으로는 기리남을 영광의 순간이며
오랫동안 무용담처럼 남을 순간이 아닐까 합니다.
관중하던 순간에
크게 기합을 지를뻔도 했고
과녁을 향해 큰절을 올릴뻔도 했고
눈물이 날뻔도 했는데
그런거 다 참아내며 의연한척 하는것도 힘들었네요.
3-4-4-4-4-3-4-4-1
5중에 욕심내기보다는 2중이하로 나오지 않게
3중이상 꼭 유지하려고 했던 마음자세가 잘 먹혀들었던거 같습니다.
특히 매순 마지막화살만큼은 어떻게든 맞추겠다는 각오와
활과 화살에 대한 믿음.
결과적으로는 그 믿음에 초시가 배신을 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선방했다고 생각합니다.
궁대에 노란무궁화가 그렇게 부럽더니
이젠 노란무궁화 하나 피워냈습니다.
뭐든 취미생활 시작해보면
타고난 잼병같은 이해도와 몸치, 남들보다 배움이 느리지만
나의 장점은 성실함과 꾸준함.
그걸로 이겨낸 5단.
긴 5단 도전의 성공이었습니다.
https://www.youtube.com/shorts/E0IviO7ypmg
저 멀리 장수에서 온 친구가
시단금도 대신 내어주고
유튜브 중계보고 응원하던 친구들과 여러정의 사두님들 고문님들 접장님들 축하전화가 쏟아지고
카톡과 문자와 전화에 일일이 감사 인사 전하고
빠진 짐 없나 챙겨 집으로 향하는 길은
공중에 붕 뜬듯 기분 좋고 가벼운 발걸음이었습니다.
집에와서는 마누라와 아들 불러내어 고깃집에가서 축하주도 쏘았고요.
하룻밤 자고 일어나도 내가 해냈는가? ?꿈이 아니었던가?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개인적 활쏘기 역사엔 기리남을 2024년 7월 1일 영주충무정을 가슴속에 각인해둡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 5단도전 이력 - -
1. 159회 안동영락정 200730 5순1시 불합격
2. 162회 김천김산정 210527 ?????불합격
3. 167회 진안마이정 220407 7순4시 불합격
4. 168회 평창태화정 220503 9순4시 불합격
5. 169회 공주관풍정 220628 8순4시 불합격
6. 170회 부산사직정 220829 7순5시 불합격
7. 171회 대전무덕정 221107 9순1시 불합격
8. 172회 안동영락정 230409 6순1시 불합격
9. 173회 삼척죽서정 230515 6순1시 불합격
10. 174회 부안심고정 230625 6순1시 불합격
11. 175회 안산광덕정 230912 6순5시 불합격
12. 177회 대전무덕정 240415 9순3시 불합격
13. 178회 홍천석화정 240526 8순2시 불합격
14. 179회 영주충무정 240701 9순1시 합격 ?344443441
#5단승단 #승단대회 #대회후기 #영주충무정
마지막으로
영주 충무정 권순원사두님과 사우님들 너무 감사했습니다.
대회장 준비에 소소한 부분들까지 얼마나 신경을 많이 쓰셨는지
화살 건조대만 봐도 알 수 있는거 같습니다.
화살건조대가 무려 6개.
궁방에도 하나 대기중.
수중전에 화살말리다가 힘다 뺄거 같아서
건조대를 아예 하나 들고 갔는데
꺼낼필요가 없었습니다.
빗물에 신발젖지 않도록 흙 밟을만한데에다
부직포 깔아두고
여기저기 쓰레기봉투 배치해둔것이나
화살 운시에 선수들이 신경쓸틈도 없이 챙겨주시는 부분들이나
충무정 실내환경도 시스템에어컨 빵빵했고
공간도 적정하게 넓은편에
활 거치대쪽으로 에어컨 바람이 날아들지 않아서 신경이 쓰이지도 않았습니다.
무엇보다도
평일임에도 많은 사우님들이 분주히 선수들 챙겨주시는 모습에서
영주충무정의 저력을 느낄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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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기합을 지를뻔도 했고
과녁을 향해 큰절을 올릴뻔도 했고
눈물이 날뻔도 했는데
그런거 다 참아내며 의연한척 하는것도 힘들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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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큼 간절했다는 뜻이겠죠
어쩌면 오기가 발동했을수도 있고
7전8기는 많이 들었지만
13전 14기는 오기가 발동할수밖에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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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을보니 긴장감은 느껴지는데
디기빨리 살을 놔버린다는 . . . . . . .
다른분들도 그런건지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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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밑그림은 석적활터같은데
캠핑차량같은게 보이네요
다시한번 축하드립니다
화살은 30초만에 쏴야하는데
각자의 루틴에 의해서 일정한 리듬을 갖고 가야합니다.
화살을 만작한 상태로 버티는것을 유전 한다라고 하는데
유전타이밍은 2-3초를 적정수준으로 보고있고
이게 너무 빠르면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너무 늦은것도 오히려 문제가 되고요.
대략은 1,2초정도로 보는데
쏴보시면 압니다. 왜 저타이밍이 되는것인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