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나절 갑자기 드는 생각... 왜 하필 땅끝이라 불렀을까...
안녕하세요, 아직 이른 아침에는 다소 쌀쌀한 느낌이 드는군요. (처음 해남으로 내려왔을 때 놀랐던 것은 도심의 사막화 현상이 진행되지 않아서인지 오후에는 뜨겁다가도 이른 아침이면 싸늘한 기운이 느껴진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지금쯤은 어지간히 적응이 될 만도 한데, 여전히 아침저녁은 쌀쌀하네요)
아침부터 골드웜에 접속해서 이런저런 글을 읽고, 제가 끄적여둔 글들에 여러분들이 달아주신 소중한 댓글을 읽어보고 있노라니 갑자기 불현듯 묘한 생각이 떠오르더군요.
제가 해남이라는 곳을 제 일부로 받아들인 것은 10여년쯤 전부터일 것입니다.
뭐 다른 이유는 아니고, 처가가 있는 곳이기 때문이지요. (그 전까지는 서울을 벗어날 일이 없었습니다. 고향도 조상 대대로 서울이고, 일가친척도 모조리 서울, 그나마 먼 곳이 분당... 수준이었으니 말입니다. 오죽하면 어린시절 시골 외갓집이나 할아버지 집에 가는 친구들이 가장 부러웠겠습니까...)
흔히 해남... 이라고 말하면 땅끝을 떠올립니다. 저 역시 그랬지요. 그러다보니 당연히 바닷가라는 생각도 이어지고요.
처음 아내를 만났을 때, 집이 해남이라는 소리에 '와~ 바다는 많이 보겠네요'라고 했더니 쓴 웃음을 짓더군요. 그 때는 몰랐지만 지금은 그 묘한 표정이 이해되는 것이 해남읍은 내륙에 위치하였고 그나마 가까운 내만들도 모두 간척지가 되어버려서 실상 바다와는 어느 정도 거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어쨌거나, 그래도 이 땅끝 즉, 토말이라는 표현이 매우 익숙한 것이 현실인데, 지금껏 10년을 해남에 왕래하고 해남에서 거주까지 하면서 간혹 드는 생각은 왜 하필 땅끝일까? 라는 의문입니다.
어차피 3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으니 땅과 바다가 만나는 곳은 무수히 많은데 꼭 땅끝이라는 표현이 필요할까?
국토 최남단의 접경지여서 그렇다면 그 곳을 끝으로 생각한 것은 왕이 있던 수도에서 봤을 때 그런 것일까... 아니면 그 이전부터 토말이라는 지명을 사용했다면 중국에서 뻣어나와 한반도를 가로질러 관통해 바다에 막힌 그 자리를 끝으로 본 것 때문일까...
등등의 여러가지 잡생각이겠지요.
실제로 해남에는 우수영이 있었습니다. 여수쪽에 좌수영이 있지요. 그때 든 생각은 해남이 좌측인데 왜 거꾸로 우수영일까 였는데, 그 답은 간단히 조선 조정에 있더라고요. 왕이 앉아서 봤을 때 여수보다 해남이 우측이니까 우수영으로 한다는... 허헐...
아마 그런점을 생각하면 비슷한 의미에서 땅끝이라는 지명도 조선 조정의 임금을 중심으로 표현한 것인지도...
어찌되었거나 다 좋다고 친다 해도 말입니다. 여전히 땅끝이라는 것은 현제를 바라보는 제게는 다소 거북한 느낌입니다.
이유가 무엇이든 해남을 땅끝으로 한다면 그 화자는 서울쪽에서 중국과 북방을 등에 엎고 해남까지 내려가 바다에 막혀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하는 느낌이 들기 때문입니다.
이왕에 국토의 최남단이 바다와 마주하는 곳이라면 땅끝이라는 지명보다 땅의 시작이라거나 대양의 시작이라는 표현을 쓰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은거죠.
그러한 작은 발상의 전환이 더 이상 갈곳 없어 주저앉은 듯한 느낌을 털고, 세계를 향해 나아가고 대륙을 향해 포효할 수 있는 그러한 자신감과 도전 정신을 고취할 수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든다면 자가당착일까요?
낚시를 할 때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지그헤드 감도 아직 완전히 모르는 주제에 건방진 소리인지 모르지만)
두어번 던져보고 안문다고 없다치고 옮기기 보다는 확실히 있다는 믿음으로 이놈이 귀찮아서 물어줄 때까지 던지겠다는 생각으로 주구장창 목표 지점을 사방에서 훑고 들어오게끔 루어를 운용하다보면 잠자던 배스도 스위치가 켜지며 덮썩 물 것 같은 생각이... 씨익~~~ (제 낚시 스타일인지도 모르지요)
어쨌거나 아침부터 뻘생각을 하는 것이긴 해도, 여러분들도 오늘 하루 그리고 앞으로의 생활 속에서도 보다 긍정적이고 자신감 있게 도전하는 하루하루로 풍성한 성과들 얻으시길 바랍니다.
콜럼버스 이전엔 수평선이 세상의 끝이었지만, 그후 새로운 세상이었고 언제인가 지구의 한계를 알게 되고 우주로 눈을 돌렸지요.
그러나 달보다 모르는게 지구의 심해라더군요.
세상은 항상 복잡하면서도 단순함이 뒤섞있는것 같습니다.
일전에 애국가를 이야기 하시던 분이 있었습니다.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토록~"
그분은 이러시더군요.
"동해물과 백두산이 하늘에 닿토록~" 이런식으로 개사를 했으면 .
콜롬버스가 수평선의 끝을 빌게이츠가 제2의 석기시대 선구자가 되었듯이
남들이 느끼지 못함을 느끼시는 이상윤님이 새로운 선구자가 되실겁니다.
아이고 선구자라니요 무슨 말씀을...
선구는 제 수준에 너무 힘들고 영구는 좀 되지 싶습니다...
사실 저는 이곳 해남에 와서야 우리나라에서도 지평선을 볼 수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중국이나 미국에서나 보던 지평선을 말이지요... 그러다보니 왠지 별 생각이 다 생기더라고요.
참 정감이가는 곳이죠 몇년전 겨울에는 눈에묻혀 일주일을 화원에 갇혀있었요
참 추억도 많은곳인데... 해남 말만들어도 가보고싶네요 공기좋고 인심좋고 밭에일하는 어머니들의 구수한 사투리... 음식도 겁나 맛나요...
그러셨군요. 생각해보니 해남에는 배추와 고추 그리고 고구마가 농특산물이어서 외지로 운송되는 차량이 쉴새없이 오가는 것이 생각나는군요.
제 처의 본가가 산이면 대진리인데 처고모님들께서는 여전히 농사를 짓고 계셔서 배추 수송은 눈물겹게 많이 보았습니다.
그런데 음식은 다소 건방인지 모르겠지만 처음 맛본 해남 음식이 장모님 음식이었는데, 그 때만 감동하고 이후로 여타 다른 해남 음식에 겁나 맛나다는 생각은 별로 안들더라고요. 흐흐흐...
팔불출 같은 소리겠지만 장모님 솜씨가 해남읍에서도 워낙 알려진 음식이라 그런 듯 싶습니다.
http://blog.naver.com/jackieee/115928665
작년 10월말에 아버지 모시고 다녀왔던 여행기입니다.
끝없이 이어지는 마늘밭과 배추밭,
그리고..
해남읍내 한성정에서 먹은 남도한정식이 생각나네요.
아버지는 2주전에 아주 먼곳으로 가셨습니다.
당시에 숙속옆 파도치는 방파제에서 우럭이 나올때까지 던졌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고기 없다고 포기하지 않고 테트라포트를 이동하며 탐색한 덕분에
귀한고기 한마리 잡아서 아침에 매운탕 끓여 드렸는데
칼칼한 매운탕을 매우 맛나게 드시면서 밥을 두공기나 비우시더군요.
저역시도 저가 먹어본 매운탕 중 가장 맛있는 매운탕으로 기억에 남았습니다.
오염되지 않은 청정해역의 물좋은 우럭으로 끓였기 때문으로 생각합니다.
가입인사를 드렸을 때도 댓글에 말씀드렸지만, 재키님 여행기에 나오는 기념비와 평화광장 앞은 생활낚시로 아주 유명하죠.
워낙 포인트 공개를 철저히 숨기는 탓에 현지 동호인들끼리만 공유되고 있지만 기념비 앞쪽 워킹 코스와 평화광장 앞 수문까지의 워킹 코스는 가을부터 초봄까지는 우럭이 마릿수 조황을 보여주고요, 5월에는 농어가 몰려드는 곳입니다.
사실 험준한 갯바위가 아니고 이렇게 편하게 워킹할 수 있는 농어 포인트가 과연 얼마나 될까 생각될 정도로 환상적인 곳이죠.
완도 명사십리는 바다를 바라보고 3주차장쪽 방파제와 1주차장 오른쪽으로 돌아가서 있는 항만시설 있는 곳이 낚시 포인트인데 오른쪽은 주로 찌낚시를 하는 분들이 많고 왼쪽(아마 고려대건물로 미루어 이곳이셨을 것 같습니다.)은 민장대로 구멍치기를 하는 우럭 낚시인이 좀 되죠.
그런데 이 지역은 날이 따뜻해지면 우럭이 물가로 안붙는 것 같더라고요. 시기가 조금 애매하셨을 것 같습니다.
날이 좀 더 풀리면 장어(외래어로 아나고라고들 하죠)가 많이 잡히기 시작할 것입니다.
처음으로 가본 곳이라서 1주차장 쪽으로 갔습니다.
방파제 입구의 낚시방에서 미끼(새우) 사면서 포인트정보 알아보고 들어갔지요.
루어대에 0.8짜리 소형 막대찌 달고 크릴로 낚시하였답니다.
아... 현지 낚시점 정보셨군요. 저도 재작년 가족들이 저 보러 여름에 놀러왔을 때, 현지인들에게 물어보니 그렇게 알려주더라고요.
그런데 저희 장인 말씀이 그냥 지그헤드에 청개비웜 달고 던지면 가끔 감생이까지 물린다고 하셔서 가족들에게 전해준 기억이 있습니다.
믿거나 말거나라서 설마... 나올까? 했는데, 붕장어에, 우럭에 그리고 끝내는 정말 감성돔까지 끌어내더라고요.
당시는 제가 낚시를 안할때라 조과만 확인했는데 조만간 날이 더 풀리면 아내와 함께 완도로 갑돌이와 아그들 대면식하러 갈 생각이에요.
귀농 생활을 하고 계신가 봅니다?
글이주는 느낌도 좋고 가끔 와이프와 비슷한 맥락의 얘기를 나누곤 합니다.
저 또한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살았고.. 명절이다 뭐다 할때 옆사람들의 부러움(?)을 받습니다.
때마다 보이는 교통지옥속에 속해있지 않기 때문이죠.
그러나 인간 본연의 본능(?)일지..
도심을 벗어나 산좋고 물맑은 곳에서 살고 싶다라는 생각 많이 합니다.
물론 낚시꾼 입장에선 물좋은 곳이 더 끌리곤 하죠.
한 십년후쯤엔 이름없는 작은 포구 정도에서 살기를 바랄뿐입니다.
뭐 그렇습니다...
귀농은 아니고요. 개인적인 사정으로(집안 사정이라고 해야하나요?) 잠시 처가 근처에서 한시적인 전원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올해로 2년째인데 예상했던 것과는 현실이 많이 다르더라고요.
도심(특히 서울이라는 거대도시)과 시골의 상황과 인식은 물론 생활 전반에 걸쳐 발생하는 사소한 차이가 여전히 생소하게 느껴지기도 하지요.
게다가 요즘들어서는 저도 현지인들화(?) 되어가는 것인지, 서울의 가족들이나 친구들과 대화를 하다보면 반 현지인이 되어버린 어정쩡한 입장의 변화로 스스로 혼란을 겪을 때가 종종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