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초이야기 2편, 질경이
<금오정의 잡초를 찾아서
2편 질경이>
질경이
길이 없어
길이 되어 밟혀진 몸
들숨 날숨마다
신음 소리 뛰쳐나와
찢긴 폐장에 고이더라도
으스러진 잎새로 일어서고
눈물로 꽃 피우며
고통만으로도 맺힐 씨앗이 있어
흥건히 흐르는 초록 핏물
뼈에 새겨질 아픔도
진통제 없이 견디어낸다 ........목필균/ 시
| 금오정 사대앞에 질경이.
'하도 밟혀서 입에 구멍이 숭숭... 그래도 살아 남는다.'
금오정 뜰앞에 가장 많은 잡초가 질경이입니다.
보도블럭 사이에도 자라고
길에도 자라고
사람이 밟고 다니는 모든길에는 질경이라는 풀이 있습니다.
봄 철 내내 삽으로 밀어내도 뽑아내도 개망초와 함께 꿋꿋이 버티며
보도블럭사이로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들이미는 질경이.
다른 식물과의 경쟁에서는 우위를 점할수도 없고
오히려 밟히는 것으로 전략을 바꾼 잡초랍니다.
요즘 질경이 꽃피는 계절입니다.
작으면 작은대로 크면 큰대로 제각기 꽃을 피우고 씨앗을 맺을 준비를 하네요.
길이 있는 한, 질경이는 밟혀서 자라고, 밟혀서 자기 씨앗을 옮겨 번식합니다.
산에서 길을 잃으면 질경이를 따라가면 등산로를 찾을수 있다고 할 정도로
질경이는 길에서 나고 자라며 길과 친숙한 풀입니다.
질경이의 학명은 'plantao adiatica'로 '발바닥으로 옮긴다'는 뜻.
잎을 뜯어보면 줄기 라인을 따라 하얀 실같은게 다섯가닥 딸려나옵니다.
이 실같은 것이 전체를 지탱하는 힘이 되어 잎이 찢어지고 구멍이 나더라도 극복할수 있다 합니다.
꽃대도 많이 밟히는 곳일수록 비스듬히 자라 꺽이는 것을 예방한다고 하네요.
질경이는 약초로도 많이 사용되는데,
길에 자라는 것들은 오염이 많이 되어있으니 드시면 안됩니다.
사대앞 질경이 마구 뽑아내기는 해야되는데,
강한 생명력에 경외감이 생겨
알고 뽑자니 다소 미안하기도 하네요.
씨앗 맺을때까지만 기다렸다 뽑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