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간지베스입니다.
안녕하세요 골드웜 회원님들.
간지베스 김동윤입니다. 어제 늦은시각에 sus형님께서 전화를주셨더군요.
너 사람구했니? 라고요. 하하 ^^; 깜짝놀랐습니다.
그당시에 주변에 사람이라고는 아무도없었거든요.
최근몇개월동안 외국회사면접과 시험때문에 신림동고시원에처박혀있느라
몸이 좀 썩었습니다. -_-;
가끔 이곳에들러 다른분들께서 올려주신 물가사진, 배사진, 고기사진을보며
마음을 달래곤 했습니다.
지난 26일에 모든 수속일정이끝났고, 집으로돌아와 제일처음 한 일이 제게하나밖에없는
소중한 낚시대를 꺼내어 닦는일이었습니다. 이를 갈았다 이거지요. 하하
본격적으로 골드웜과 기타 여러사이트를뒤지며 신갈조황을 알아보고 어디어디포인트가 좋은지
조행기도 읽어보고.. 했습니다.
그리고는 어제 3월30일. 드디어 기다리던 2007년 첫 낚시를 간것이지요.
#
하나은행에 들어가 주차를하고 한번 쭈욱 둘러보니 물이 엄청 찼더군요.
지난 가을, 마지막 낚시를 신갈에서 마쳤는데 그땐 굉장히 가물었었고 그 기억만 남은 저로써는
엄청 당황스러웠습니다. 어디에 고기가 있을까 짐작조차 못하고 서성이기만했습니다.
그저 기쁜마음으로 에라모르겠다 직벽쪽으로 캐스팅해봤지만, 고기가 있을것같이생긴곳에
웜을 넣기엔 저의 캐스팅이 너무 허접스러웠던걸까요.
스피닝릴을 처음접하는 초보때 검지손가락으로 라인놓는타이밍을놓쳐 발앞에 풍덩풍덩거렸던
현상을 아실겁니다. 타이밍이 빠르면 웜이 공중으로 치솟아올라 마치 날아가는 비둘기사냥을
하는것같아 보이지요. 하하하
두시간정도 그렇게 깔짝거리다가 본인의 캐스팅에 문제가있음을 자각하지는못할망정
'아.. 포인트가 구려..' 라며 관리소앞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
도착해보니 관리소 우측, 펜스좌측으로 나무들이 물에 잠겨있는 포인트가 있습니다.
딱 보기에도 베스들이 우글거릴것만같은 포인트더군요. 앞에는 수몰나무, 그 앞으론 좌대,
좌대 앞으론 직벽. 이런 천혜의 장소가 있었다니. 하지만 두시간이 지나도 저의 캐스팅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질 않습니다. 어쩌다 캐스팅이 잘 되어도 나뭇가지나 쓰레기, 낚시줄같은
부유물에걸려 제대로 낚시를 할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오전시간을 보내고, 모교인 경희대학교로 들어가 학생식당에서 학생인척 밥을 먹어보려
했지만, 꼬질꼬질한 복장에 질흙이잔뜩묻은 신발을신고 허겁지겁 밥을먹는 제모습에
88년생 귀여운 새내기들에겐 노숙자정도로 보였나 봅니다. -_-
#
딱 한시간만 더하자..
라는 생각으로 작년 늦가을 인터넷 베스낚시동호회게시판을 휩쓸었던 바로 그 포인트.
최상류 포인트로 진입했습니다.
도로도 새로 닦았고, 레스피아(?)라는 체육공원을 용인시에서 조성해놓았는데
다음에 꼭 친구 혹은 가족이나 연인끼리와도 훌륭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자친구랑 친구애들데리고와서 여기서놀게하고 난 낚시해야지. 훗훗. ←요런생각)
공원 오른편으로 들어가 왼쪽으로 훑기로하고 다리쪽으로 가보았으나,
연두색펜스와 거칠게 짖어대는 누렁이들이 막고있을뿐, 공원에선 진입이 불가능하더군요.
다리는 포기하고 왼쪽으로 걸어가며 정면에있는, 베스는 전혀 없을법한 수초밭을 공략해보았습니다.
어디서 주워들은건 있어서 '수초대는 스피너베이트가 특효약이랬어' 라며
ML스피닝대에 1/2스피너베이트를 장착. 캐스팅을 시작했습니다. 낚시대가 후덜덜거리는게
무슨 송어전용대마냥 낭창거리더군요. 하지만 별수있겠습니까.
안되면 되게해봐. 이가없으면 잇몸으로. 불가능은 없을껄. 이런식으로 살아온 27년인데.
공원을 거의 다 돌고 왼쪽 직벽지대를 마주보고 섰습니다. 정면엔 직벽. 나무가 무성해
물속으로 잠긴 그야말로 일본 DVD에서나 볼법한 포인트들과 왼쪽엔 새물유입구까지있습니다.
또 어디서 주워들은게 생각나더군요.
"어제 비가왔으니까 새물이 많이 유입될꺼고, 그 안에 플랑크톤들이 넘실댈꺼야.
그럼 그 플랑크톤들을 먹으러온 베이트피쉬들이 드글드글하겠지? 그럼 그 베이트피쉬를
쫒아온 베스들이 오백마리는 있을꺼야. 후훗 역시 난천재."
사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너무 조용해서 잠이쏟아질 지경이었고, 포인트는 좋았지만
고기역시 전혀없어보이긴 했습니다.
연안에서 15m정도 정면에 웨이드를입고 가슴까지 물이찬곳에서 캐스팅하시는분이 계시더군요.
내공이 없는 저는.. 사실 전 그렇습니다. 포인트라는게, 직벽이있고 돌무너미가 있고 이딴걸 다 떠나서
캐스팅하는 사람이있으면 '아. 여기는 포인트'라고 생각해버리곤 하지요. -_-;;
#
'무릇 낚시란것은 고기를잡는시간보다 낚시대를 드리우고 기다리는시간이 더 의미있는것이다' 라고
어떤 만화책에서 본것같지만 이놈의 참을성은 김정일의 개념과함께 안드로메다로 떠나버린것인지
슬슬 지겨워지더군요.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무슨 X소리야. 고기가잡혀야 재밌지.' 라고..
그때였습니다. 저쪽에서 웨이드를입고 낚시하시던분이 소리를 지르시더군요.
"어~어~" 하시더니 첨벙거리는 소리가 들려, '어.. 저쪽 별로 안깊어보이는데..' 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몇초후에 그분 머리가 잠기는걸보고 큰일났다 싶더군요.
순간적으로 입고있던조끼와 바지를탈의하고 메고있던가방을 내려놓고는 물속으로 입수했습니다.
익수자의 상태를 보기위해 머리를내놓고 입영으로 다가갔으나 도착당시 익수자는
이미 머리를포함한 전신이 물속에 잠겨있었고 의식조차 불분명한 상태였습니다.
그상태에서 가장 일반적이고 편한 구조법인 머리와 어깨를 겨드랑이에끼고 나아가는 영법을
시도했으나, 익수자의몸이 엄청 무겁더군요. 나중에 알고보니 물이차버린 고무웨이드때문이더군요.
한번도 입어보지못한데다가 가까이서 자세히본적도 없기에 어떤지퍼와 버클이 어디에달린지
알수가없어서 수중에서 웨이드를 탈의시키기엔 무리였습니다.
하는수없이 진행속도가 늦어도 구조자가 잠수하고 익수자를 무등태우는 영법으로
물밖으로 겨우 끌어내었습니다. 물속이 엄청심한 뻘밭이라 연안바로앞까지 걷지못하고 수영으로
끌어내었습니다. 호흡과 맥박을잡아보았는데 미세하게나마 호흡이 살아있어 CPR은 피할수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구조교육을받을때 배운것중 엄청 중요한것중의 하나가 '제3증인확보'입니다.
물에서 죽다살아난사람을 구조해서 심폐소생을해서 살려놓아도 갈비뼈가 골절되었다고
구조자를 고소하는 상식밖의경우가 종종 일어나기때문입니다.
상황당시에 저와 익수자 단 둘뿐이었고 아무도 없었기에 CPR은 피할수있었던것을
익수자입장에서나 제 입장에서나 참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기도에 물이 많이차서 호흡이 힘든것같아 옆으로 뉘인상태에서 하임리히법으로 물을 토하게
했습니다. 지금생각해보건데 약간 아쉽습니다. 익수자께서 20대의 미모의 여성이셨다면
불필요한 마우스투마우스를 정성들여 해드릴수있었을텐데.. 말이지요. 하하하~ 농담입니다.
체온유지를위해 젖은옷을 탈의시키고 익수자의 차에 히터를켜고 의식소진을 우려, 구급차가
도착할때까지 계속 이야기를 했습니다.
구급차가 도착하고 저는 현장을빠져나왔습니다.
이상이 사고당일에 있었던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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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겨울, 경기도의 모 송어터에서 형제가 물에빠졌고 낚시를하러왔던 어떤 외국인이
구조끝에 한명의 익수자는 끝내 숨졌다는 소식을 들었었습니다. 제가알기로 그 저수지 사장님이셨다는데
그 기사를보고 마음한켠에 '만약 내가 그자리에 있었다면 최선을다해서 노력해보았을텐데..'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어제 제가한일은 영웅이 할일도, 특별한일도 아니었습니다.
인명구조교육을받은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랬을거라 생각합니다.
다만 그러한 상황에서 우연히 제가 그자리에 있었던것이고 운이좋게 큰사고없이 잘 해결된것이지요.
그래서 사실 골드웜대문의 제 못난이얼굴이 조금 부끄럽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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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언젠가 큰 슬럼프를 겪었더랬습니다. 낚시대도 하나밖에없는 캐스팅도잘 못하는놈이
무슨 슬럼프냐고 비웃으실지도모르겠지만, 참을성없는 저로써는 4회출조 연속꽝을맞고
낚시를 때려치울까. 란 생각을 하기도했었습니다.
그때, 온갖 불법적인일은 초등학교시절부터 쭈욱 함께해오던 저의 죽마고우가
한강 상류 미사리부근에 엄청난 포인트가있다는사실은 귀띔해주더군요.
그날밤으로 그곳에들어가 한강물의 깨끗한 베스들을 수십마리 손맛보고 온적이있습니다.
그리고는 형님들앞에서 그것도 자랑이라고 말씀드렸다가 엄청 심하게 혼이난적이있습니다.
낚시를 함에있어서 해도 될 일과 해서는 안될일을 구분시켜주시고
낚시터에서는 항상 남을배려하는마음을 알려주신 제 낚시스승님, sus형님이 아니었더라면
이런일은 상상도 하지못했을것입니다.
앞으로도 남이어려울때 도와주는일을 스스럼없이 할수있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너무늦었지만 새해복 많이 받으시고 2007년에 풍어하세요.
대한독립만세.
* goldworm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7-03-31 21:15)
정말 훌륭하고 아름다운 일을 하셨습니다.
멋지십니다. [짝짝][짝짝]
멋지십니다. [짝짝][짝짝]
07.04.01. 23:24
푸른아침
월요일 아침
간지배스님의 소식에 힘이 솟네요
멋진 용기에 감사드립니다
간지배스님의 소식에 힘이 솟네요
멋진 용기에 감사드립니다
07.04.02. 08:34
기분좋은 월요일 아침입니다....
간지베스님 같은 청년들이 있기에 살만한 세상인것 같습니다....[굳][굳][굳]
간지베스님 같은 청년들이 있기에 살만한 세상인것 같습니다....[굳][굳][굳]
07.04.02. 08:52
저도 덕분에 기분좋은 월요일을 시작합니다.
간지베스님 앞길에 행운이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짝짝][짝짝] [굳][굳]
간지베스님 앞길에 행운이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짝짝][짝짝] [굳][굳]
07.04.02. 09:41
최고입니다...[굳]
07.04.02. 10:24
용감하신 분이군요. [굿]
07.04.02. 11:15
아~~ 눈물이 나오려구해요~!! 최고~!!
07.04.02. 11:23
정말 좋은 일 하셨네요
복 많이 받을꺼예요
복 많이 받을꺼예요
07.04.02. 12:02
[짝짝] 용감 하심니다
07.04.02. 12:57
지로
간결하고 깔끔한 글만큼 절대 쉬운일이 아닐진데...간지배스님의 겸손하신 모습도 너무 귀감이 됩니다... 아무쪼록 몸건강히 잘 다녀오시고 미쿸에서 간지배스님의 염장사진 기대하겠습니다... 드들강 한번더 가야할텐데...건강히 잘 다녀오세요~[박수][꽃]
07.04.02. 13:59
가슴이 따뜻해 지는거 같아요 정말 훌륭하신 분이세요~~ 복 많이 받으세요 ~
07.04.02. 21:01
역시... [굳]
좋은일 하셨습니다..[꽃]
자랑스러워요.....[짝짝]
좋은일 하셨습니다..[꽃]
자랑스러워요.....[짝짝]
07.04.03. 08:35
[짝짝]
훌륭하십니다.
복 많이 받으실 겁니다.
훌륭하십니다.
복 많이 받으실 겁니다.
07.04.03. 09:38
정말 훌륭하십니다.[굳]
제가 수영을 할줄 안다고 해도 간지배스님처럼 순간적으로 그런 용기가 날지 제 자신이 의심스럽습니다.
올한해 바라시던 일 모두 이루시는 복을 받으시길 기원합니다. 그리고...어복충만하십시요
제가 수영을 할줄 안다고 해도 간지배스님처럼 순간적으로 그런 용기가 날지 제 자신이 의심스럽습니다.
올한해 바라시던 일 모두 이루시는 복을 받으시길 기원합니다. 그리고...어복충만하십시요
07.04.03. 09:57
칭찬받아 마땅한 일을 하셨습니다. [박수]
분명 좋은 일이 많이 많이 생기실겁니다.
분명 좋은 일이 많이 많이 생기실겁니다.
07.04.03. 11:04
정말 대단하십니다... [꾸벅]
사람의 생명은 하늘에 달려있다라는 말이 있는데... 그 생명을 구하신
간지배스님은 혹시 하늘 [생각중]
그냥 무조건 [짝짝][짝짝][짝짝]
사람의 생명은 하늘에 달려있다라는 말이 있는데... 그 생명을 구하신
간지배스님은 혹시 하늘 [생각중]
그냥 무조건 [짝짝][짝짝][짝짝]
07.04.03. 15:35
넘 멋지시네요
저도 라이프가이드 자격증을 가지고 있지만
실전에서 사용은 해보지 못했습니다. 멋지시네요 ....^^*
저도 라이프가이드 자격증을 가지고 있지만
실전에서 사용은 해보지 못했습니다. 멋지시네요 ....^^*
07.04.03. 17:29
대단한 용기에 찬사를 보냅니다
07.04.04. 08:47
간지베스님...
정말 멋집니다~
얼굴본지 오래됐는데...
보고싶네요[하하]
07.04.04. 12:44
멋집니다
07.04.05. 11:31
다른 어떤 수식어도 떠오르질 않습니다...
간지배스님 최고십니다.....[짝짝]
간지배스님 최고십니다.....[짝짝]
07.04.06. 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