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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집앞에강" 참는게 이기는 것

김진충(goldworm) 3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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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마다 월요일은 그렇게 달갑지가 않습니다.

특히 어제같은 월요일은 나오자마자 전화통에 불나지... 할일은 산더미에다가 뭐가 꼬이기 시작하는데... [어질]

해지고 퇴근해서 집에 들어서니 소주한잔 생각이 간절합니다.
뭔가 꼬일때 푸는 방법은 낚시가거나 한잔하거나 둘중 하나인데, 어제는 일찍 자고 새벽낚시 한판 하기로 마음을 먹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예상보다 조금 늦은 새벽6시 집을 나서서 멀리는 못가고 석적골재채취장으로 향합니다.

릴꾼들이 듬성듬성 자리를 하고있어서 구석에다 자리를 잡고 보트를 펴려고 이것저것 챙겨 내리는데...
릴꾼 한분이 다가와서는 다짜고짜 퍼붓기 시작합니다.

"보소~ 여서는 보트 못핍니다. 밤새 새벽장 볼라꼬 기다맀는데, 여다가 보트피마 우짭니까"
"절로 가서 펴소"

차에 있던 짐들을 다 쏟아부어놓은 마당에 이런소리 들으니 달갑지가 않지요.
밤을 꼬박 세웠던지 눈을 벌겋게 충혈되가지고 곧 잡아먹을듯 큰소리를 질러대는데...

"이양반아 치우라면 치우지 뭐가 말이 많나"
"같이 사는 세상인데 서로 배려해야 되지 않나"
"나도 즐기러 왔고 당신도 즐기러 왔는데, 저 넓은데 놔두고 하필 왜 여기서 피나"

내가 양반인지 상놈인지 우째알고 "이양반 저양반" 하는건지...
다른곳은 수심이 얕아 배 펴기가 힘들어 여기밖에 없고, 가이드모터로 조용히 돌아나가겠다고 해도 들으려 하지도 않더군요.
게다가 30미터이상은 족히 떨어져 있는데, 얼마나 더 떨어지라는 것인지,

십원짜리 욕만 안했지 이건뭐 막가자는 식으로 나오는데...
다혈질적인 기질을 가진 저로서는 참기가 많이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꾹꾹 참고... 몇번 머리숙여 양해구하고 아주 살살 돌아나가기로 다짐하고 보트를 폅니다.

낚시가서 싸워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알겁니다.
싸우고 나면 그날 낚시는 끝난 거라는것을...


돌아서서 보트에 바람을 넣으려니 손이 부르르 떨립니다.

  '이런 대접까지 받아가면서 낚시를 해야하나'

대충 추스리고 보트를 조립하고 보니 어탐기도 차에 나뒀고, 연료통도 안실었고, 평소 짐정리 잘 하는 저로서도 엄망이 될수 밖에 없더군요.


가이드 2단 3단을 왔다갔다하면서 정말 뺑뺑 돌아서 한 200미터는 돌아나간듯 합니다.

첫 캐스팅을 해놓고는 혼자 중얼거립니다.
'그래 아까는 잘 참았다'
'낚시라는 취미생활은 참을성이 많이 필요한 취미생활인거다'
'이대로 도 닦고 도사 되는거다.'


아무리 마음을 추스리려고 해도 낚시하는내내 분기는 풀리질 않습니다.


체터베이트에 큰녀석 한마리가 찍었는데, 훅셋이 너무 빨리들어가서 놓쳤네요.
엔진을 켜고 상류쪽 한바퀴 둘러봐도 며칠전 비로 불어난 수위와 유속때문인지 영 신통찮습니다.

8시경 귀환하고 배를 접고 있으니 아까 그 "양반" 이 멋쩍은듯 다가옵니다.
이번에도 뭐라고 하면 누구 목소리가 큰가 같이 소리 한번 질러볼 요량이었습니다.


왠걸...

아까의 그 벌건 눈빛과 하이톤의 목소리는 어델가고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많이 잡았냐 물어봅니다.
아까 너무 심했다 싶었나 보죠.
대꾸를 안해주니 주위를 서성이며 미적미적 하데요.

낚시 조력이 많이 되었던지 주로 다니는 낚시방 이야기도 하고
자기가 아는 쏘가리꾼이나 배스꾼들이름도 이야기하면서 말을 자꾸 붙입니다.

그중 아는 이름도 몇 되더군요.
지방 중소도시는 한다리만 건너가면 다 알만한 사람들인 경우가 많습니다.

'아깐 너무 심하셨던거 아닙니까?'

라고 하니깐 며칠전 제트스키한테 당했던 이야기를 하더군요.
엔진만 보면 열불 난다고...

뭐 더이상 왈가왈부 해봤자 깔끔하게 사과는 해주지도 않을꺼 같고...
하루이틀 당해보는 일도 아니고...


'참는게 이기는거다'

혼자 중얼거리며 조용히 짐싸고 정리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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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수(도도/DoDo)
하~ 이러다가 골도사님 되는거 아닙니까!

그런데 그분 용기가 가상합니다.. 뭐 상대해봐야 입만 아프고 평정심만 잃죠..
상대안하는게 좋죠 [굳]
08.06.10. 13:14
백번 잘 하셨습니다..... 언제봐도 어느 누가봐도 골드웜님은 무던하시고 참을성도 대단하시단 생각이 드실 겁니다....그리고, 그 분도 마음 속으로는 많이 미안해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단지, 사과할 용기를 가지지 못했던 듯 싶군요. 제가 댓글을 자주 달지는 못하지만, 마음속으로 골드웜님 참으로 응원많이 하고 있습니다. 저만 그렇지 않으실 듯 싶습니다. 여기에 회원이 아닌 상태로 왔다가시는 분들도 참으로 많다고 생각되는데 그 분들 마음도 한결같지 않을까 싶습니다. 낚시터 청소 이벤트로 다른 사이트에까지 영향을 주시는 올바른 낚시 문화를 선도하는 골드웜님께 찬사를 보냅니다...짝짝짝짝짝~~~
08.06.10.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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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는자가 복이 있습니다
싸워봐야 본전도 안되지요
골도사님 답습니다 [골도사님!]
최고 이십니다
저는 아직 중간쯤 되다가 보니 아직 그런 경험은 없습니다
경험으로 삼아야 되겟네요
엄청 기분이 나빴겟네요
200점짜리 아빠 이신데 뭐!!
200점짜리 아빠가 되는게 쉽겠습니까?
인내 하신걸 축하합니다[굳][굳][굳][꽃]
08.06.10. 13:50
박재완(키퍼)
잘하셨습니다.
화내봐야 스트레스만 쌓입니다.[미소]
08.06.10. 13:51
profile image
잘 참으셧습니다....[굳]
억지스러운 상황에 기분상하셧겟지만.. 싸우셧다면 더 기분이 나빳을것입니다.....[꽃]
08.06.10.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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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방적인 억지주장을 듣고도 참을 수 있는 마음. 누구나 공감하지만 쉽지않은 모습인듯 합니다.
물가에서 많은 회원분들이 흔이 겪는 일인듯 합니다.
"왜 살려주냐? 저기 다른데 가서하라." 저도 가능한한 꾹 참고 무대응으로 일관합니다만, 쉽지 않더군요.
늘 무던하고 일관된 모습을 보여주시는 골드웜님께 박수 보냅니다. [짝짝]
08.06.10. 13:55
신대용(수탉)
잘 참으셨네요..참는게 이기는 겁니다.저 같은 경우는 옆에 릴 꾼이 있으면 먼저 양해를 구하고 짐을 내립니다.
안되다고 하면 그냥 다른데 가서 짐 내리지요.^^
08.06.10. 14:03
[짝짝]잘~ 참으셨어요. 멋쪄부러~
그래도 잘 참고 넘어가니.. 그쪽에서 오히려 미안했나봅니다.
08.06.10. 14:24
profile image
잘 참으셨습니다 [짝짝]
개념자체가 없는사람과 상대하면 스트레스만 쌓입니다
충분이 폭발 할것같은 상황 임에도 잘 참으신 골드웜님 께 찬사를 보냄니다
진짜도사는 대지마세요 산속에서는 보틩이 안대요[힘내]
08.06.10. 14:27
골드웜님이 이겼네요..
아주 잘 하셨습니다
지는것이 아니라 져주는것이 이긴거죠
저도 매일 새벽5시엔 물가에 가는데 이제 이곳의 왠만한 릴 장박꾼은 다 알죠
처음엔 저도 많이 싸웠지만 지금은 오해려 커피 타 줍니다[커피]



골드웜님 화이팅~~[굳]
08.06.10. 15:02
전무상(연담/蓮潭)
잘 참았서요...기분풀어요~날도 더운데~~[맥주]
08.06.10. 16:42
저라면 아마도.. 에고 인내 저두 많이 키워야 겠네요

대단하십니다. 항상 어복 충만하세요
08.06.10. 18:27
김종현(자랑거리)
읽는 도중에 제가 욱욱 올라오네요

글로만 봐도 이 양반 저 양의 뉘앙스가 축축히 젖어 나옵니다.

잘 참으셨습니다. 잘 함 사리도 나오시겠습니다 [짝짝]
08.06.10. 18:29
김진충(goldworm)
격려 코멘트 감사합니다. [꾸벅]

특히 요산요수님 코멘트를 보니 힘이 납니다. [헤헤]
08.06.10. 18:31
그렇게 인내하다 보면 도사 내지는 신선이 될 것 같습니다.
덕분에 [꽝] 하셨네요.[헤헤]
08.06.10. 18:37
김진충(goldworm)
자랑거리님 "사리"가 무슨 말씀인가 한참 생각했습니다. [하하]
08.06.10. 19:40
profile image
골드웜님 반했습니다
저라면 어떻게 했을까 생각만해도 아찔합니다~
08.06.10. 20:01
성인군자가 따로 없으십니다.
괜히 싸워서 애써 낸 시간을 날려버리는 것 보다는 즐겁게 낚시하시는데
더 많은 생각을 갖는게 나은것 같습니다.
잘 참으셨습니다.[짝짝]
08.06.10. 20:03
저 갔았으면 한바탕 했을낀데..
물론 목아지 터지게 ,,,,,단지 제보다 덩치도 작아야 되지만서도...[부끄]
08.06.10. 20:15
김외환(유천)
훌륭 하십니다 그래도 좋은세상 입니다 전 못참습니다 덩치는 보잘것 없고 성질만 살아 있는 저같은 사람도 아직 살아 있습니다 그게 다 님같은 훌륭한 사람이 많다는 증거 입니다 사실 저도 체 5분이 못되 맘속으론 후회 합니다
08.06.10. 21:27
골드웜님 얼굴을 정면으로 보았더라면,, 발길을 돌렸을 터인데.. 외면하지 마십시요[씨익]
08.06.10. 23:32
"이대로 도 닦고 도사되는거다" 정발 좋은대목입니다.....[씨익]
잘하신 겁니다...[짝짝]
08.06.11. 07:58
동네프로
대구는 한사람이니까 그렇게 끝난 것 같습니다.
대전 탑정에선 때거지로 와서 십원짜리욕(?)을 해대는데 정말 참아야 하는지 고민되더군요.
가슴팍엔 **낚시던가 하는 것을 박고 다니면서...

* 참길 잘했습니다. [굳]
08.06.11. 08:40
골드웜님 잘 참으셨네요.
저는 참는다기 보다는 상종을 안한다는게 정확한 표현이겠네요
누가 뭐라든 쳐다도 안보고 대답도 안하고 묵묵히 제할일만 해요..
건들지만 안으면 되는거지요 뭐~
08.06.11. 10:12
저런 상황에서 말로는 쉽지만...
대부분 골드웜님처럼 행동하기 힘들었을듯 합니다.
저를 포함해 모든 낚시인들이 상황에 맞는 생각과
행동을 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꽃]
08.06.12. 17:00
양정랑(6짜의 꿈)
안녕하세요?

그런일이 있었군요.
이기셨는데요?
08.06.15.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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