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석의안부

#그녀석의안부

어제도 저녁시간에 여느때처럼 보육원 수업봉사를 그렇게 하고 있는데
어떤 녀석이 출입구에 쭈뼛쭈뼛하면서 서있습니다.
그녀석은 보육원에 입소한지가 한두달 지났고 중학교2학년 남자아이입니다.

나 : '왜 거기 서있어?  뭐 할말있어?'
그녀석 : 아니 저...     
  (우물쭈물하고 있으니 수업받던 다른녀석이 대신 '쟤 켬퓨터 배우고 싶데요~')

나 : 지금 수업할애들이 꽉차서 좀 바쁜데...  

하고는 하던수업 계속하다가 
몇분지나 또 출입구쪽을 보니 그녀석이 계속 쭈뼛거리고 있네요.

마음약해져서 빈자리에 앉히고
자판연습부터 시켜놨습니다.

보나마나 독수리 타법.
손가락 맞춰 연습하는거 설명해놓고 또 와보니
아주 열심이네요.

수업 안빠지고 오기로 다짐받고 돌려보내는데 뒤통수가 좀 짠하게 느껴집니다.
부모사랑을 못받고 힘들게 살다가 보육원에 입소한 케이스라고 하네요.
쭈뼛쭈뼛 하던 그모습과 어린나이에 힘들게 살아왔을 과정들을 생각해보다가.

이렇게 또 한녀석이 수업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앉아있을틈이 좀더 사라지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