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전통의 활쏘기 국궁 동호인들의 즐거운 커뮤니티입니다. 대한궁도협회에 인가된 소속정이 있는 분의 활동만 반깁니다.
  • 돌아가기
  • 아래로
  • 위로
  • 목록
  • 댓글

활쏘기가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것

goldworm 쥔장 goldworm 70

1

2

< 활쏘기가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것 >

- 대전 무덕정 게시판에서 퍼옴 -

활쏘기의 동작은 머릿속의 생각을 몸으로 구현하는 것이다.
그때는 사소한 몸짓 하나가 우리를 배반할 수 있으므로 모든 동작을 끊임없이 연마하고, 하나하나를 머릿속에 그리며, 기술을 객관적으로 구사할 수 있게 될때까지 갈고 닦아야 한다. 직관이라는 것은 타성과는 다른 것이다. 그것은 기술을 초월하는 마음의 상태다.

그리하여 일단 기술을 춘분히 연마하고 나면, 각각의 동작을 취할 때 일일이 그것을 의식하지 않게 된다. 모든 움직임이 우리의 자연스러운 일부가 되기 때문이다. 그 경지에 이르기 위해서는 연습과 반복이 필요하다.
그러고도 충분치 않으면, 또 다시 반복하고 연습해야 한다.

솜씨 좋은 대장장이를 보라. 모르는 이들의 눈에는 그가 매번 똑같은 동작으로 망치질 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활쏘기로 마음을 갈고 닦는 사람은 안다. 그의 망치질의 강도가 매 순간 다르다는 것을. 대장장이의 손은 같은 동작을 반복하지만, 그는 강하게 칠 때와 부드럽게 칠 때를 정확히 구분한다.
풍차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무심히 보아 넘기는 사람에게 풍차의 날개는 항상 같은 속도로 같은 동작만 되풀이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풍차의 원리를 이해하는 사람은 안다. 날개의 움직임은 바람의 세기와 방향에 달려있고, 그에 따라 방향을 바꾸기도 한다는 것을.
대장장이의 손은 수천번 같은 동작을 되풀이하며 단련된다. 바람이 강할수록 풍차 날개는 더욱 빨라지고, 이를 통해 톱니바퀴도 더욱 부드러워 진다.

궁수는 과녁을 수없이 빗맞혀도 조급해하지 않는다. 같은 동작을 수천 번 반복해야만 실수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지고 그럼으로써 비로소 활과 자세, 시위, 과녁의 맥락이 통째로 머릿속에 자리잡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고 나면 궁수가 자신의 동작을 의식할 필요가 없는 순간이 찾아온다. 그때부터 그는 스스로 활과 화살, 그리고 과녁이 된다.

화살은 공간을 뚫고 나아가려는 의지의 투영이다.
일단 활을 쏜 후에는 과녁을 향해 날아가는 화살을 눈으로 좇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활을 쏘는 순간까지의 팽팽했던 긴장은 그 순간부터 더 이상 필요치 않다. 그렇기 때문에 날아가는 화살을 좇으면서도 심장의 고동은 잦아들고 얼굴에는 고유한 미소가 퍼져 나간다.

활쏘는 이가 부단히 연습하고, 직관을 갈고닦고, 발사하는 과정 내내 품위와 집중력을 유지해왔다면, 그는 이 순간 우주가 현존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는 자신의 동작이 합당하며 보상받게 되리라는 것을 안다.
활시위를 당길 준비를 하고, 호홉을 고르고, 눈으로 과녁을 정확히 응시하는 것은 기술에 달렸다. 그리고 발사의 순간을 완성시키는 것은 직관이다.
양팔을 내린 채 눈으로 화살을 좇는 궁수를 우연히 지켜본 사람은 그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그의 동료들은 안다. 그 순간 그의 정신이 다른 차원에 가 있다는 것을. 바로 그순간, 그는 온 우주와 교감하고 있는 것이다. 그의 정신은 그 어느 때보다 활발히 움직인다. 그는 그 순간에 얻어지는 긍정적인 면들을 마음에 새기며, 저지르기 쉬운 실수를 바로잡고, 그 실수들 속에서도 좋은 측면을 포용하면서, 과녁이 화살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를 지켜보려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시위를 당기는 순간, 궁수는 활 속에서 온 세상을 본다. 그의 눈이 날아가는 화살을 뒤따를 때 세상은 그에게 가까워지고, 그를 보듬고, 책임을 완수했다는 충일감을 안겨준다.
책임을 완수하고 생각한 바를 행동으로 실천했을 때, 궁수는 어떤 두려움도 느끼지 않는다. 그는 해야 할 일을 했고, 두려움 앞에서 물러서지 않았다. 과녁을 빗맞혔더라도 그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올 것이다. 그는 비겁하지 않았으므로~!.

#대전무덕정 #활쏘기가우리에게가르쳐주는것

goldworm goldworm
11Lv. 11662P
다음 레벨까지 1298P

즐거운 낚시

즐거운 활쏘기

즐거움 검도

신고공유스크랩
2
1명이 추천
profile image
쥔장 goldworm 글쓴이
한원식(문천)
글이 이렇게 위안을 주는지 몰랐네요.

어제 대전무덕정에서 체육전문지도자 궁도부문 구술실기 낙방하고 왔는데...
이글이
위안이 됩니다.
23.07.07. 11:45

댓글 쓰기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취소 댓글 등록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삭제하시겠습니까?

목록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주간 조회 수 인기글

주간 추천 수 인기글

추천 수 (낮은순)
  • 3연몰
    그냥김진충(goldworm) 쥔장 김진충(goldworm) 조회 215516.10.03.20:48
    . 궁도에서는 한순에 5발의 화살을 쏩니다. 5발 연속으로 맞는것을 '몰기' 라고 하는데 오늘 처음으로 연속 몰기에 성공했습니다. 그것도 3연속... 제가 궁도에 재능이 있는 모양입니다.
  • 궁도장 풀베기
    구미 동락공원 끝자락에 위치한 궁도장. 금오정... 궁도장의 잔디밭은 공원에서 관리를 안해주네요. 그래서 사우님들이 직접 풀베기를 하는데, 목장아들 출신 답게... 저도 한 풀베기 합니다. 과녁뒤 둑 높이기 공사를 새로해서 돌이 많아 작업여건이 매우 까다로운편......
  • 첫 몰기 달성...
    국궁은 과녁까지 145미터거리에 한순은 화살 다섯발이 단위가 됩니다. 몰기라는 말은 한순을 모두 과녁이 명중해야되는데 몰기를 달성하면 '접장'이라는 호칭이 부여됩니다. 몰기이 조건은 정마다 조금씩 다른데 우리정의 경우는 접장 두명이상과 함께 활을 내야하고 증...
  • 득중식
    그냥김진충(goldworm) 쥔장 김진충(goldworm) 조회 219516.03.30.19:17
    궁도에서는 처음 가입한 새내기를 '신사' 라고 부릅니다. 신사는 처음에는 빈활당기기만 한참 하다가 화살에 줄을 매달아 깍지손 떼는 연습을 또 한참하다가 145미터 떨어진 과녁을 향해 화살을 쏘게 됩니다. 처음 쏘게될때 사두님 사범님 사우님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득...
  • 궁도 입문
    검도와 궁도 궁합이 잘 맞을지 어떨지... 빈활 당기기 한달째... 이제 궁도장에 나가려는 참... 새벽엔 활쏘고 저녁인 칼 휘두르고 이제 말만 타면 무사수업 끝?
  • 궁도대회 첫출전
    궁도대회 첫출전. 15발중에 11명중. 선배님들 이야기로는 대박이라합니다. 한발만 더 맞췄더라면 입상도 가능? 시수표에 이름 올라간거만해도 뿌듯합니다. 목표는 9중이었는데 초과달성. 궁도에 소질이 있나봐요
  • 요즘 ...
    그냥goldworm 쥔장 goldworm 조회 137417.04.13.16:39
    낚시는 좀 덜 댕기고 궁도장에 주로 서식중입니다. 오전엔 궁도장 오후엔 학원 저녁엔 가끔 검도 잡초꽃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는데 별꽃 작지만 정말 예쁜꽃입니다. 올해 궁도장 잔디밭을 완전 점령해버렸네요. 괭이밥 학원 베란다 화분에 키우는 중입니다. 이파리 벌리...
  • 첫 몰기 달성...
    국궁은 과녁까지 145미터거리에 한순은 화살 다섯발이 단위가 됩니다. 몰기라는 말은 한순을 모두 과녁이 명중해야되는데 몰기를 달성하면 '접장'이라는 호칭이 부여됩니다. 몰기이 조건은 정마다 조금씩 다른데 우리정의 경우는 접장 두명이상과 함께 활을 내야하고 증...
  • 2023 새 각궁.
    goldworm 쥔장 goldworm 조회 8023.01.28.21:41
    양구활 새로 준비중입니다 올핸 말 잘듣고 탈안나고 잘 보좌해주길...
  • 각궁 잡아주는 바이스 제일 싼곳 찾아봤습니다.
    https://smartstore.naver.com/anxtoolmart/products/6555847007 우성 볼반바이스 WSDV-125(5 [아넥스툴마트] 아넥스툴마트입니다. from SMARTSTORE.NAVER.COM 125미리 5인치 수평 드릴 바이스. 가격이 8만원대가 보통인데 이집이 택배비포함 7만6천원대가 나오네요. 자...
  • 각궁 올리는 루틴
    도지개 채우고 활올리는 과정에 실수를 예방하기 위한 제 나름의 각궁 올리기 루틴입니다. 1. 오늘 쓸 각궁을 점화장에서 꺼내면서 점화장 습도와 온도 그리고 현재 바깥온도와 습도 체크 2. 활 식는데 10~15분 커피한잔 하며 기다리기 3. 궁대 빼서 깔끔히 접고 그위에 ...
  • 활과 화살의 각부분별 명칭
    활은 각궁을 기준으로 명칭을 정해뒀습니다. 카본궁에서는 물소뿔 소힘줄 대나무 등등이 사용되지 않아서 별 의미가 없지만 부분을 가르키는 명칭으로 사용됩니다. 대부분 우리나라 고유언어이며 신체의 명칭과도 겹치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오금 같은. 화살은...
  • 죽시 깃 본드 보강 작업
    대나무와 뀡깃으로 만들어진 죽시는 꿩깃이 이빨 빠지듯 잘 빠지는 현상이 생기는데 목공용 본드로 보강작업을 통해 예방할 수 있습니다. 뭐가 할일이 참 많습니다. ^^
  • 아마도 현재는 포항 죽시 로 불리는 ... 약 25-30년전에 촬영된 영상입니다. 영상에 등장하는 궁도인은 현재 경북궁도협회장님입니다. 현재도 똑같은 과정으로 제작되며 죽시 하나의 가격은 4만원 선입니다. 하나 부러트릴때마다 마음이 아파요~ 아래 링크를 누르고 유튜...
  • 정간배례 궁도라는 용어가 일재의 잔재라는 의견이 많아서 쓰지말아야한다는 이야기가 종종 올라오는데 그래도 협회이름은 대한궁도협회입니다. (대한활쏘기협회라고 하면 좀 이상할까요?) 정간은 각 활터에 중앙에 올려다보는 위치에 자리잡고 있고 한문으로 正間 이라...
  • 각궁용 곤로 diy
    DIYgoldworm 쥔장 goldworm 조회 74723.02.26.12:46
    각궁은 불을 쬐어주기위해 곤로를 사용하는데 판매되는 곤로들중에 제일 간단한것은 요제품입니다. https://ko.aliexpress.com/item/1005002349802088.html?gatewayAdapt=glo2kor 링크를 확인해보면 아시겠지만 그냥 곤로인데 최근에 각궁의 뿔부분에 불을 쬐어주기 좋은...
  • 각궁용곤로 DIY 세번째이야기
    드디어 부품들이 모여서 공구상가에 가서 1. 볼트 너트 와셔 2. 주물스치위함에서 연결할 황동배관 숫나사 양쪽 그리고 배관주물캡 3. 코발트 드릴날 몇개 4. 전선 연결 암수 잭 등을 구입했습니다. 현금으로 한 5만원 넘게 또 쓴듯. 기존에 사용하던 곤로와 (우측) 완성...
  • 각궁용 곤로 DIY 2
    DIYgoldworm 쥔장 goldworm 조회 97923.03.03.17:07
    받침대를 레이저커팅 맡겨서 3t짜리 철판으로 할려다가 다이소 2천원짜리 스텐접시 지름20cm 짜리를 써봤습니다. 스텐이라 뚫기가 좀 힘들었지만 딱 입니다. 조광기를 꽂고 차단기가 뒤에 박혀줄 노출주물복스 공구상가에서 개당 4500원에 10개 구입. 인터넷보다 바로 살...
  • 전기제품 자작할때 접지의 중요성, 각궁곤로 diy
    < 전기누전사고와 접지의 중요성 > 전기에 별 신경을 안쓰고 살아왔는데 요즘 안전관련 이슈가 워낙 중요하게 떠오르고 해서 관심을 가지고 보게 되는 내용입니다. (사실은 새벽에 잠이 깨서 유튜브 보다가... 저도 나이가 들었나 봅니다.) 위에 사진은 접지가 없는 콘센...
  • 각궁바이스 제작
    DIYgoldworm 쥔장 goldworm 조회 59923.03.13.10:41
    <각궁용 바이스 제작> 아직 왕초보인 제가 바이스는 하나 만들어놔야 할거 같아서 여기저기 묻고 물어 하나 만들어 봤습니다. 바이스 뒷부분에 잘 보시면 드릴로 구멍을 뚫고 스텐핀을 박아서 베이스를 고정 하도록 해뒀습니다. 파란색 베이스는 선물받았습니다. 나무로 ...